한국 사회의 고독사와 자살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죽음의 형태로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를 대중의 실증적 인식과 정신분석학 이론을 결합해 분석한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보미)은 지난 2025년 진행된 인식개선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이트와 자크 라캉의 이론을 통해 사회적 유대 단절을 재해석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본 보고서는 자살 및 고독사 예방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향후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물질적·경제적 조치보다 '교육 및 홍보 강화(34.3%)'와 '관계·소통·관심(32.4%)'을 우선으로 꼽았다. 또한 현행 예방정책이 성공적이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무관심과 개인주의(16.7%)', 그리고 '형식적·일회성 운영(5.9%)'을 지적하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대중의 직관적 인식을 거시적 구조와 심리적 기제로 명쾌하게 풀어낸다. 일회성 교육의 한계를 프로이트의 '애도 작업 실패 및 멜랑콜리적 봉인'으로 설명하는 한편, 소통의 부재를 라캉의 '사회적 유대 소실 및 폐제' 개념으로 재해석하여 , 고독사가 단순한 개인의 병리가 아닌 상징적 확인 구조의 붕괴에서 비롯된 사회적 현상임을 논증하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이 겪고 있는 고독사 추이와 지자체 대응 방안에 대한 국제 비교 분석까지 담아내어 정책적 시사점을 더한 본 보고서의 전문을 아래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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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내용은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이 발간한 연구보고서의 원문입니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본 고독사 예방 연구
프로이트와 자크 라캉의 이론을 통한 사회적 유대 단절의 재해석
— 인식개선 설문조사(N=102) 분석을 중심으로 —
작성자 김보미
통계조사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김보미
조사기간 2025년 6월 11일 ~ 8월 11일 · 발간 2026년 7월
Ⅰ. 서론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한국은 2003년 이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지속적으로 기록해 온 사회이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3년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약 24명대로, OECD 평균인 10.7명의 두 배를 상회하며, 자살은 15세에서 34세 사이 청년층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고독사'라는 새로운 사회적 죽음의 형태가 통계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하였으며, 특히 20대 이하 고독사 사망자 가운데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57.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고독사가 더 이상 노년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유대로부터의 단절이 세대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서 두 가지 목적을 갖는다. 첫째,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이 2025년 실시한 인식개선 설문조사(N=102)의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국민이 인식하는 자살·고독사 예방정책의 필요와 한계를 실증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실증 결과를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자크 라캉(Jacques Lacan)의 정신분석 이론이라는 이론적 렌즈를 통해 재해석함으로써, '관심의 결핍'과 '형식적 교육'이라는 응답자들의 표현이 이론적으로 어떤 기제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논의하는 것이다.
2. 연구방법
본 연구가 분석한 설문조사는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이 2025년 6월 11일부터 8월 11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하였으며, 총 102명이 응답하였다. 설문은 응답자의 성별·연령대와 함께, ① 자살예방·고독사예방 시 가장 필요한 지원이나 교육, ② 자살예방·고독사예방이 현재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 ③ 기타 자유서술 의견을 묻는 개방형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개방형 응답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어를 기준으로 저자가 범주를 구성한 뒤, 각 범주에 해당하는 핵심어의 포함 여부를 기준으로 코딩하는 방식(키워드 기반 내용분석)을 사용하였다. 하나의 응답이 여러 범주에 동시에 해당할 수 있어 각 문항의 범주별 비율의 합은 100%를 넘을 수 있다. 이 방법은 다수 평정자에 의한 교차검증을 거친 정식 질적 코딩에 비해 단순화된 절차이며, 이는 본 연구의 한계로서 Ⅶ장에서 별도로 논의한다.
Ⅱ. 이론적 배경 — 정신분석학으로 고독사를 읽는다
1. 프로이트: 애도와 멜랑콜리, 상실과 자아의 철수
프로이트는 1917년 발표한 「애도와 멜랑콜리(Trauer und Melancholie)」에서 상실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구분한다. 애도는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이라는 현실을 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대상으로부터 리비도를 서서히 거두어들이는 과정인 반면, 멜랑콜리는 무엇을 상실했는지조차 스스로 온전히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리비도가 자아 안으로 철수하여 상실된 대상과 자아가 무의식적으로 동일시되는 과정이다. 이 동일시로 인해 대상을 향했던 양가적 감정(사랑과 분노)이 고스란히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고, 이는 자기비난과 무가치감으로 나타난다.
고독사의 맥락에서 이 개념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다수의 고독사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사회적 관계망의 상실이 뚜렷한 애도의 대상으로 인식되지 못한 채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이다. 배우자의 사망, 실직, 자녀와의 단절 등은 개별적으로는 애도할 수 있는 상실이지만, 이러한 상실이 누적되어 '함께 있어 줄 존재 자체'가 사라졌을 때, 그 상실은 특정할 수 없는 멜랑콜리적 상태로 전환될 위험이 있다. 본 설문에서 다수의 응답자가 언급한 '무관심', '관심 부족'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상실이 사회적으로 애도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 라캉: 사회적 유대(lien social)와 폐제(forclusion)
자크 라캉은 주체가 언어와 상징계에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타자(Autre)와 관계 맺는 방식을 설명한다. 라캉에게 정신병의 핵심 기제인 '폐제(forclusion, foreclosure)'는 하나의 근본적인 기표가 상징계 안에 자리 잡지 못한 채 배제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신경증적 억압과 달리 그 기표가 상징계 안에서 아예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는 사태를 가리킨다. 이후 라캉 이론을 사회적 고립 문제에 적용한 연구자들은, 개인이 상징적 네트워크, 즉 자신을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해 주는 관계와 호칭의 그물로부터 배제될 때 겪는 심리적 소멸을 이 폐제 개념을 원용하여 설명해 왔다.
여기서 핵심은 사회적 유대(lien social)라는 개념이다. 사회적 유대란 단순한 물리적 접촉이 아니라, 주체가 말하고 응답을 받는 관계의 구조, 즉 자신이 발화할 때 누군가 그것을 듣고 있다는 상징적 확인의 구조를 의미한다. 고독사는 신체적으로 혼자 있는 상태 자체보다, 이러한 상징적 확인의 구조 — 누군가 나의 존재를 응답으로 확인해 주는 관계 — 가 완전히 소실된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3. 라캉의 자본주의 담화 — 관계의 구조적 단절
라캉은 1972년 강연에서 기존에 제시했던 주인 담화·대학 담화·히스테리 담화·분석가 담화라는 네 가지 담화 구조에 더해 '자본주의 담화(discours du capitaliste)'라는 다섯 번째 구조를 제시하였다. 이후 이를 계승한 연구자들(Vanheule, 2016; Tomšič, 2015; Sauret, 2015)은 자본주의 담화가 주체를 다른 주체와 연결하는 대신 소비의 대상과 직접 연결함으로써 사회적 유대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고 분석한다. 판휼(Vanheule, 2016)은 자본주의 담화가 '내가 누구인가',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와 같은 실존적 질문과의 대면을 회피하게 만드는 대체물로서 소비를 제공한다고 지적하며, 소레(Sauret, 2015)는 이러한 구조가 사회적 유대의 균열(fractures du lien social)로 이어진다고 진단한다.
이 이론적 자원은 한국 사회의 고독사 문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인 가구의 급증, 경쟁 중심의 노동시장, 관계보다 효율과 소비를 우선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라캉이 말한 자본주의 담화가 사회적 유대를 대체해 온 과정으로 읽을 수 있다. 본 설문에서 응답자들이 반복적으로 지적한 '개인주의', '무관심'이라는 진단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한 대중적 차원의 직관적 인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4. 소결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고독사는 첫째, 상실이 애도되지 못하고 멜랑콜리적으로 자아 안에 봉인되는 과정(프로이트), 둘째, 상징적 확인 구조로서의 사회적 유대가 소실되는 과정(라캉의 폐제 및 사회적 유대 개념), 셋째, 이러한 유대가 자본주의적 소비 구조로 대체되는 거시적 과정(라캉의 자본주의 담화)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세 층위는 이후 Ⅳ장에서 설문 결과를 해석하는 데 이론적 준거로 사용된다.
Ⅲ. 연구 결과
1. 응답자 특성
전체 응답자 102명 가운데 여성이 63명(61.8%), 남성이 39명(38.2%)이었다. 연령대별로는 50~60대가 66명(64.7%)으로 가장 많았고, 30~40대 21명(20.6%), 70대 이상 13명(12.7%), 10~20대 2명(2.0%)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포는 설문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음에도 중장년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향후 청년층을 포함한 표본의 균형 있는 확보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구분 | 빈도(명) | 비율(%) |
|---|---|---|
| 여성 | 63 | 61.8 |
| 남성 | 39 | 38.2 |
| 10~20대 | 2 | 2.0 |
| 30~40대 | 21 | 20.6 |
| 50~60대 | 66 | 64.7 |
| 70대 이상 | 13 | 12.7 |
| 전체 | 102 | 100.0 |

2. "가장 필요한 지원과 교육"에 대한 응답 분석
응답자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지원·교육 유형을 코딩한 결과, '교육·홍보 강화'가 35건(34.3%)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었으며, '관계·소통·관심'이 33건(32.4%), '상담·심리지원'이 28건(27.5%)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발굴시스템·방문·모니터링'은 14건(13.7%), '생명존중·가치관·철학교육'은 9건(8.8%), '경제·복지·일자리 지원'은 6건(5.9%)으로 나타났다.
주제 범주 | 빈도(건) | 비율(%) | 순위 |
|---|---|---|---|
| 교육·홍보 강화 (교육 확대, 인식개선 캠페인 등) | 35 | 34.3 | 1 |
| 관계·소통·관심 (안부확인, 정기적 방문 등) | 33 | 32.4 | 2 |
| 상담·심리지원 (전문상담, 심리치료 등) | 28 | 27.5 | 3 |
| 발굴시스템·방문·모니터링 (사각지대 발굴 등) | 14 | 13.7 | 4 |
| 생명존중·가치관·철학교육 | 9 | 8.8 | 5 |
| 경제·복지·일자리 지원 | 6 | 5.9 | 6 |

주목할 점은 '관계·소통·관심'이 '경제·복지' 범주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언급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응답자들이 자살·고독사 예방의 핵심을 물질적 지원보다 관계적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Ⅱ장에서 논의한 사회적 유대 개념과 직접적으로 조응한다.
3.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에 대한 응답 분석
현행 자살·고독사 예방정책이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로는 '무관심·개인주의'가 17건(16.7%)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었으며, '제도·예산·인력 부족'이 8건(7.8%), '형식적·일회성·보여주기식 운영'과 '사회적 고립·관계단절'이 각각 6건(5.9%)으로 나타났다. '홍보·교육 부족'은 5건(4.9%), '사각지대 발굴 미흡'은 3건(2.9%)이었다. 다만 다수의 응답이 특정 범주로 명확히 분류되기 어려운 서술형 진술로 구성되어 있어, 상위 6개 범주에 포섭되지 않은 응답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주제 범주 | 빈도(건) | 비율(%) | 순위 |
|---|---|---|---|
| 무관심·개인주의 | 17 | 16.7 | 1 |
| 제도·예산·인력 부족 | 8 | 7.8 | 2 |
| 형식적·일회성·보여주기식 운영 | 6 | 5.9 | 3 |
| 사회적 고립·관계단절 | 6 | 5.9 | 4 |
| 홍보·교육 부족 | 5 | 4.9 | 5 |
| 사각지대 발굴 미흡 | 3 | 2.9 | 6 |

4. 주요 서술형 응답
코딩된 범주로 환원되지 않는 서술형 응답 가운데, 본 연구의 이론적 논의와 밀접히 연관되는 응답 두 건을 원문 그대로 제시한다.
"자살예방이나 고독사 모두 인간의 존재가치를 상실함에서 오는 것 (…) 사회적 지원체계가 마련되고 그에 따른 인간 존중감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 일회성·단발성이 아닌 단계적 지속성에 의한 인간존중, 생명존중의 가치 정립이 병행되어야 한다." (응답자 32, 50대 남성)
"자살과 고독사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단절된 관계망과 공동체의 위기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정책은 '위기자 발견과 치료'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응답자 43, 30대 여성)
두 응답 모두 자살·고독사를 개인의 병리가 아니라 '존재가치의 상실'과 '관계망의 단절'이라는 사회적·관계적 차원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Ⅱ장에서 논의한 사회적 유대 개념과 놀라운 정합성을 보인다.
Ⅳ. 논의 — 설문 결과의 정신분석적 재해석
응답자의 32.4%가 언급한 '관계·소통·관심'에 대한 요구는, 라캉이 말한 사회적 유대 — 주체의 발화가 응답받는 상징적 구조 — 의 결핍에 대한 직관적 호소로 읽을 수 있다. 응답자들은 전문적인 개념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누군가 나를 찾아준다', '안부를 물어준다'는 표현을 통해 상징적 확인 구조의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무관심·개인주의'가 정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16.7%)은 라캉의 자본주의 담화 개념과 조응한다. 다수의 응답자가 지적한 개인주의는 단순한 성격적 특성이 아니라, 주체를 타자와의 관계가 아닌 소비와 효율의 대상으로 재편하는 구조적 담화의 대중적 체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형식적·일회성·보여주기식 운영'에 대한 비판(5.9%)은 정신분석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애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실을 상징화할 수 있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일회성 교육이나 캠페인은 이러한 상징화의 시간을 제공하지 못하며, 이는 프로이트가 말한 애도 작업의 실패, 즉 상실이 멜랑콜리적으로 봉인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응답자 32의 서술에서 나타난 '단계적 지속성'에 대한 요구는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Ⅴ. 국제비교 — 일본의 고독사(孤独死, Kodokushi)와의 비교
고독사는 한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일본은 '고독사(孤独死, kodokushi)'라는 용어로 이 문제를 가장 먼저 사회적 의제화한 국가로, 2024년 한 해 동안 약 7만 6천여 건의 고독사가 보고되었으며, 이 중 상당수가 65세 이상 고령자였으나 최근에는 20~39세 청장년층에서도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파두아노(Paduano, 2026)의 다차원적 분석은 일본의 고독사를 초고령사회의 인구구조, 고용 불안정, 도시화로 인한 공동체 해체, 그리고 '메이와쿠(迷惑, 타인에게 폐 끼치지 않기)' 문화라는 네 가지 구조적 요인의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규정하며, 이를 한국의 '고독사'와 서구 사회의 고립·사망 위기와 비교할 수 있는 전 지구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한다.
이토와 타시로(Ito & Tashiro, 2021)는 일본 지자체가 재정 긴축 속에서 지역사회 공동생산(co-production) 방식으로 고독사 예방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본 설문에서 다수의 응답자가 요구한 '지역사회 기반의 정기적 방문과 관계망 구축'과 맥을 같이한다. 다만 일본의 사례가 시사하듯, 지자체 단위의 개별 사업만으로는 구조적 차원의 사회적 유대 회복에 한계가 있으며, 국가 차원의 통합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 또한 확인된다.
Ⅵ.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102명의 인식개선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국민들이 자살·고독사 예방의 핵심을 물질적 지원보다 관계적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실증적 인식을 프로이트의 애도-멜랑콜리 개념, 라캉의 사회적 유대·폐제 개념, 그리고 자본주의 담화 개념을 통해 재해석함으로써, '관심의 결핍'이라는 대중적 언어가 정교한 이론적 기제와 맞닿아 있음을 논증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을 제언한다.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상실을 상징화할 수 있는 지속적·단계적 관계망 구축 사업으로 정책을 전환할 것
▷정신건강 전문 개입과 함께, 응답자들이 강조한 '안부확인'과 같은 비전문적·일상적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병행할 것
▷고독사를 개인의 병리가 아닌 사회적 유대 구조의 문제로 재정의하는 공공 담론 전환을 추진할 것
▷청년층을 포함한 전 세대를 아우르는 표본으로 후속 조사를 실시하여 세대별 차이를 정교하게 검증할 것
Ⅶ. 연구의 한계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닌다. 첫째, 개방형 응답의 범주화가 저자 1인에 의한 키워드 기반 코딩으로 이루어져, 다수 평정자 간 신뢰도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둘째, 응답자 표본이 50~60대에 편중되어 있어(64.7%), 청년층의 인식을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셋째, 설문이 자발적 참여 방식으로 이루어져 표본의 대표성에 제약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수 평정자에 의한 교차코딩과 층화표집을 통한 표본 구성으로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국내 문헌
보건복지부. (2025). 2024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 보도자료.
통계청. (2024). 2023년 사망원인통계.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2025). 자살예방·고독사예방 인식개선 설문조사 원자료(N=102).
-해외 문헌 (알파벳순)
Freud, S. (1917). Mourning and melancholia. Standard Edition, 14, 237-258.
Ito, K., & Tashiro, M. A. (2021). Addressing loneliness and social isolation amongst elderly people through local co-production in Japan. Social Policy & Administration, 55, 674-686.
Lacan, J. (1972). Du discours psychanalytique (Discourse to the University of Milan).
Lacan, J. (1959/1993). The Seminar of Jacques Lacan, Book III: The Psychoses.
Paduano, I. (2026). Kodokushi (孤独死): A multidimensional analysis of lonely death in contemporary Japan.
Sauret, M-J. (2015). Psychopathology and fractures of the social bond. S: Journal of the Circle for Lacanian Ideology Critique, 8, 39-63.
Tomšič, S. (2015). The capitalist unconscious: Marx and Lacan. Verso.
Vanheule, S. (2016). Capitalist discourse, subjectivity and Lacanian psychoanalysis. Frontiers in Psychology, 7, 1948.
[김보미논설위원]



















